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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기담

욕실의 한기 (기묘한 이야기)

by •-• 2017.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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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의 원작 출처는 괴이공간 입니다.

유튜브 회색문 채널의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각색한 글임을 밝힙니다.

출처: http://storyis.blogspot.kr 괴이공간

각색: 회색문 https://goo.gl/bGPLps


- 욕실의 한기 -


부동산에서 잠깐 사무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였다.

한 달 전에 빌라에 입주한 입주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 저기.. 이 방, 전에 혹시 무슨 일, 있었습니까? "

" 아, 거기. 아니요. 특별한 일이 있지는 않았는데요."


알겠다며 전화를 끊은 그 입주자에게서 며칠 뒤, 다시 전화가 왔다.

"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나요? "


나는 일단 선배 직원에게 확인해 본 결과, 특별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을 확인하고

" 조사해봤지만, 정말 특별한 일 같은 건 없었어요. " 하고 대답해줬다.


하지만 또 다시 며칠이 지나자...

" 여기 한번만 와주세요! 정말로... 뭔가가 있어요. "

" 그럼 그 근처에 갔을 때 시간이 나면 한번 들르겠습니다. "


나는 귀찮은 마음에 들르겠다고 대답은 해놓고, 다른 일 때문에 잊어버렸던 것 같다.

그러자 며칠 뒤, 다시 전화를 한 입주자는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 와준다고 해놓고 왜 안옵니까? 네? "

입주자가 화가 많이 난 것 같아서 상황이 어떤지를 자세히 물어보니


" 특히 욕실 말이예요... 따뜻하게 해놓고 목욕해도 한기가 든다고요!! "


입주자가 화가 많이 난 것 같아서 방문 날짜를 정해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그 집에 대한 기록을 뒤져보며 여러가지를 조사했지만

기록에는 특별한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입주자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 바쁘신데 자꾸 전화해서 죄송하지만 좀 이상해서... "


나는 일단 기록을 다시 조사했지만 집에 이상한 일은 없었다는 걸 다시 말해줬다.

그리고 옷장 안 등 집안 여러 곳을 조사해 보았다.

하지만 특별히 이상한 점이나 부적 같은 것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청년이 특히 이상하다고 말했던 욕실을 들여다보았다.


창문도 없는 욕실이었고, 환기팬도 돌아가고 있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서늘했다.

좁은 욕실이라 다른 것은 볼 것도 없고, 살펴볼 곳은 천장의 점검구 뿐이었다.

나는 욕조 모서리를 밟고 올라서서 점검구 뚜껑을 열었다.

뚜껑을 여는 순간, 위에서 뭔가가 내 얼굴 위로 스스륵 떨어졌다.


" 어... 이, 이게 뭐야?! "



그것은 넥타이였다.

위층과의 틈새에 있는 배관에 묶은 몇 개의 넥타이가 줄줄이 연결되어 아래로 늘어뜨려져 있었다.

그리고 늘어뜨려진 넥타이의 끝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작게 소리지르고 말았다.

그 끝은 목매달아 자살하기 위한 고리 모양으로 묶여 있었다.

입주자 청년도 넥타이를 보더니 기분나쁜 표정을 지었다.


넥타이의 길이는 욕조 위에 올라서 있는 내 머리가 정확히 들어갈 수 있는 길이였다.

넥타이 고리에 머리를 넣고 욕조 위의 발만 떼면 되는 느낌이었다...

일단 나는 그 넥타이를 전부 떼어내서 부지 내의 쓰레기 버리는 곳에 버리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 후로는 입주자 청년에게서 전화가 다시 걸려오진 않았다.

아마도 욕실의 한기가 사라진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집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 왜 욕실에 한기가 돌았던 걸까...

넥타이가 묶여있던 걸로 봐서, 전에 살던 입주자가 자살 시도를 했던 것 같긴 하지만,

자살을 하지 않고 이사를 간 것은 확실한데... 이사를 간 곳에서 자살을 한 것일까?


그리고 더 이상한 일은 그로부터 6개월 후에 일어났다.

그 입주자 청년이 몇달 째 월세를 내지 않고 있다는 집주인의 말에 그 집을 다시 방문했는데,

그 청년은 사라지고 없었다. 짐은 모두 그대로 둔 채로 청년만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었다.

청년이 왜, 어디로 사라진건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때 그 집에 다시 갔을 때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이 빌라는 단지 안에 똑같이 생긴 빌라가 여러 동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동에서

예전에 자살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자살 사건이 있었던 빌라의 호수와 이 청년이 살던

집의 호수가 같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우연의 일치일수도 있지만, 하필 자살 사건이 일어났던 집과 호수가 똑같은 것일까.


이 집에 예전에 살던 입주자가 다른 빌라로 이사를 가서 자살을 한 것일까?

그리고 자살한 유령이 똑같은 빌라라서 집을 착각하고 자기가 살던 곳인줄 알고

같은 호수로 들어온 걸까??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전부 다 석연찮은 생각들뿐이었다.

무엇보다 청년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

뭔가 전부 납득이 되지 않는 이상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이었다.


그 청년이 사라진 후, 왠지 그 빌라 근처를 지날 때면 이유없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그 후로는 그 빌라 근처에 잘 가지 않게 되었고 얼마 뒤 부동산 일을 그만두게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그 때 점검구에서 떨어졌던 넥타이와 사라진 청년을 생각하면 섬뜩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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