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괴담기담

지하실 문

by •-• 2019. 2. 10.
반응형

아빠는 항상 지하실 문을 열지 말라고 말했다.

반대편에는 괴물이 갇혀 있고, 만약 문을 열면 나를 잡아먹을 거라고 했다.

이게 내가 어려서부터 들어온 이야기였다.

나는 그 말을 따랐는데, 괴물 이야기를 믿어서가 아니라

아빠가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아빠는 무서운 성격이어서 문에 다가가기만 해도 불같이 화를 냈다.

예전에 한번 문 손잡이를 돌리려고 하다가 아빠한테 크게 혼이 났다.

혼날까봐 무서웠지만 궁금증 역시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저 너머에 뭐가 있는지 난 알아야겠어!'

 

오늘이 기회다. 

어젯밤에 맥주를 잔뜩 마신 아빠는 지금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지금이야.

나는 용기를 쥐어짜내 문으로 천천히 다가섰다.

재빨리 문 손잡이를 돌렸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순간 실망이 밀려왔고 금방 우울해졌다.

 

하지만.. 문에는 열쇠구멍이 있다.

문을 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뒤에 뭐가 있는지는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허리를 구부리고 눈을 열쇠 구멍에 가져다댔다.

 

그리고... 그들을 보았다.

 

 

나무, 새, 파란 하늘과 거리...

자전거와 자동차, 그리고 다른 사람들!

 

나 혼자 지하실에 누워서 읽곤 했던 동화책에 나오던 것들...

 

아빠가 말했던 그 모든 것들은... 그곳에는 없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