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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기담21

지하실 문 아빠는 항상 지하실 문을 열지 말라고 말했다. 반대편에는 괴물이 갇혀 있고, 만약 문을 열면 나를 잡아먹을 거라고 했다. 이게 내가 어려서부터 들어온 이야기였다. 나는 그 말을 따랐는데, 괴물 이야기를 믿어서가 아니라 아빠가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아빠는 무서운 성격이어서 문에 다가가기만 해도 불같이 화를 냈다. 예전에 한번 문 손잡이를 돌리려고 하다가 아빠한테 크게 혼이 났다. 혼날까봐 무서웠지만 궁금증 역시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저 너머에 뭐가 있는지 난 알아야겠어!' 오늘이 기회다. 어젯밤에 맥주를 잔뜩 마신 아빠는 지금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지금이야. 나는 용기를 쥐어짜내 문으로 천천히 다가섰다. 재빨리 문 손잡이를 돌렸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순간 실망이 밀려왔고 금방 우울해졌다.. 2019. 2. 10.
그녀를 무시해 나는 B와 전화 통화 중이었다정확히는 불평을 하고 있었다, C에 대해서. "정말 C 말을 더는 못 들어 주겠어.볼 때마다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한다니까!" "어떤 소리?" "글쎄, 어제는 말이야. 사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야." "사슴.. 이라니? 무슨 소리야?" "사슴 말이야. 동물.내가 사슴 얘기를 꺼내니까 C가 그런 건 없다지 뭐야?" "난 사슴이라는 동물 들어본 적이 없는데?" "뭐? 무슨 소릴 하는거야. 농담할 기분 아니라고." "아니, 정말이야. 사슴이 어떤 동물인데?진짜 처음 들어보는데..." 뭐야 이거, 기분이 갑자기 쎄하다. 이상한 생각이 갑자기 뇌리를 스쳤다. 나는 전화를 끊지 않은 채, 노트북을 열었다. 검색창에 사슴을 검색했다.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나는 온라인 사전까지 모조리 검.. 2019. 2. 4.
900일간의 독방 감금 내가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음식 쟁반이 미끄러져 들어왔다. 식사 시간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내 계산에 의하면 저들은 내게 삼일에 한 번 음식을 주고 있다. 물은 그 사이사이에 주어진다. 나는 이 중대한 식사를 보며 얼굴에 미소를 떠올렸다. 300번째 식사. 나의 900일간의 독방 생활은 이걸로 끝이다. "하하! 오늘이야! 오늘 나는 나간다!" 나는 웃으며 한참 동안 소리를 질렀다. 결국 문이 열리고 교도관이 들어와 소리쳤다. "입닥쳐!" 거의 2년 반 만에 사람과 마주하는 순간인 것 같다. "이런 젠장, 똥오줌 냄새가 진동하는군!" 맞다. 정확히 그 냄새가 난다. 방 구석의 배설구멍은 이미 넘쳐서 배설물이 보일 정도니까. "오늘로 900일이야, 나간다! 난 나간다!" 내가 일반 감옥으로 돌아가는 .. 2019. 1. 18.
베스트 프렌드 베스트 프렌드 우리 아들 빌리에 대해 담임 선생님과 면담을 하러 가던 길이었어 학교 앞에 거의 왔을 때 한 남자애가 내 앞으로 달려왔어 그 아이는 길 건너 집 앞에 앉아있다가 나를 보고 뛰어왔어.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아이는 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어 그 애가 누군지 잘 못알아봤지만, 같이 손을 흔들어줬지 "저 빌리랑 친구예요" 난 순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나는 이 아이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거든 우리 동네는 꽤 작아서 빌리 친구들을 다 아는데 말이야 조금 머뭇거리다가 아이에게 말했지 "그래, 만나서 반갑구나. 근데 이름이 뭐라고?" "니키예요. 빌리하고 저하고 같은 반이예요." "아 그렇구나, 닉. 서둘러서 미안한데, 아줌마가 너희 선생님 만나러 가는 길이거든" "알겠어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 2019.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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