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1950년대, 떠돌이 악사인 우룡 (류승룡) 에게는 폐병에 걸린 어린 아들 영남 (구승현) 이 있었는데, 서울로 가면 양키들이 폐병을 낫게 해준다는 소문을 어디선가 듣고 아들과 함께 서울로 향하는 중이었다.
한참을 걸어 깊은 숲 속, 외진 마을을 지나게 된 우룡 부자. 우룡은 여독을 풀겸 그 마을에서 하루 이틀 쉬어가기 위해 마을로 들어서는데 마을 사람들은 친절한 듯 하면서도 우룡 부자를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며 경계를 한다.
그 마을 촌장 (이성민) 은 우룡 부자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잘 대해주지만, 며칠 쉬어가겠다는 우룡의 말에 노골적인 불편함을 드러낸다. 촌장은 아들 남수 (이준) 와 내일 날이 밝으면 우룡을 돌아가게 할테니 걱정말라는 수상한 대화를 나눈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촌장에게 뭔지 모를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고 다그친다.
우룡은 촌장과 대화를 나누던 중, 아들이 폐병을 앓고 있어 서울로 가는 중인데 먼 길이라 지쳤다면서 조금 쉬어가게 해줄 것을 청하자 촌장은 마지못해 들어주면서 이상한 부탁을 한다. 바깥에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발설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는 촌장. 우룡은 이상했지만 일단 그러겠다고 한다.
촌장은 우룡과 대화를 하던 중 마을에 골칫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엄청난 쥐떼. 쥐떼가 점점 늘어나 고민거리였던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인 자리에서 촌장에게 쥐떼를 빨리 해결하라고 다그치고 촌장이 난처해 하자, 우룡은 사람들에게 자기가 쥐떼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우룡은 과거에 약장수 일을 한 적이 있어서 약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짐승들은 피리 같은 소리에 예민하므로 약과 피리를 이용해서 마을에서 쥐떼를 몰아내 주겠다고 하자, 촌장은 완벽히 성공을 한다면 소 한마리 값을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러면서 촌장은 다시 한번 우룡에게 전쟁이 끝난 것을 발설하지 말 것을 은밀히 다짐받는다.
한편, 엄마가 없는 영남은 마을 무당이자 참한 여인 미숙 (천우희) 을 맘에 들어하고 우룡도 미숙이 맘에 드는 듯 눈길을 준다.
스포주의.
다음 날부터 우룡은 마을을 살피며, 쥐떼를 소탕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는데, 촌장의 아들 남수가 쥐떼들에게 생고기를 주는 것을 보고 궁금한 우룡은 촌장에게 묻게 되고 촌장은 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촌장이 말하길 '그날 이후로' 쥐떼가 갑자기 난폭하고 사나워져서 말을 듣지 않게 됐고, 쥐를 잡으려고 풀어놓은 고양이까지 잡아먹는 일이 있었다, 그 후로 쥐떼는 더욱 흉측해져서 사람 고기까지 넘보게될까 두려운 마음에 아들 남수를 시켜 쥐들에게 고양이 등 들짐승을 잡아다 고기를 바치고 있었던 것.
우룡은 촌장의 말을 듣고 '그 날 이후' 라고 했는데 그 날이 언제를 말하는거냐고 되묻자 촌장은 뭔가 숨기는 듯 얼버무리고, 대화를 듣던 남수는 놀라서 촌장의 눈치를 살핀다. 중공군이 온다는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피난을 갔었는데, 모두 떠나고 문둥병 환자들과 무당 한 명만 남아 있었지만 돌아와보니 남아있던 사람들이 다 죽어 있었다며 그들이 쥐떼에게 당한 것이라고 말하는 촌장.
다음 날, 우룡은 약을 조제해서 마을에 뿌리는 등 쥐들을 소탕할 작업에 돌입한다. 산 위에 올라가서 우룡이 불을 피워 약 냄새를 맡게 하니 마을 곳곳에 숨어있던 쥐떼들이 나왔고, 우룡이 뿌려놓은 약을 따라서 산 위로 올라가 쥐떼들이 모두 동굴 속으로 들어가자 입구를 바위로 막아서 쥐들을 모두 몰아내게 된다.
마을에는 잔치가 벌어지지만, 남수의 표정은 왠지 어둡고 촌장의 얼굴에도 수심이 가득하다. 마을 사람들은 즐거워 하면서도 뭔가 걱정이 있는듯 뭔가를 숨기는 표정들이다.
우룡은 미숙 (청주댁) 에게 머리핀을 선물하고 서울로 함께 떠나자면서 마음을 표하고 미숙도 그런 우룡이 맘에 드는 듯 하자, 그걸 본 촌장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더니 미숙을 불러 이 마을을 떠날 수 없다며 협박을 한다. 미숙은 촌장에게 자기는 무당 일이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자 촌장은 하는 시늉만 하라며 미숙의 다리를 밟으면서 협박을 한다.
촌장은 마을 사람들이 우룡에게 마음을 주는 듯하자,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우룡이 수상하다는 듯 얘기한다. 피리를 불고 가루를 뿌리는 걸로 쥐들이 도망간다는 게 수상한다는 둥, 마을의 중요한 인물인 무당 미숙을 꼬셔서 서울로 빼돌리려고 한다는 등 우룡을 이상한 쪽으로 몰고 가자, 마을 사람들은 아무래도 빨갱이인 것 같다며 술렁거린다.
촌장은 전쟁 중의 간첩죄는 총살이라고 못을 박는다.
다음 날 밤, 촌장과 마을 사람들은 우룡을 불러 쥐들이 다시 나타난 거 같다며 고양이 시체를 보여준다. 우룡의 가방에서 지도를 꺼낸 촌장은 간첩이 아니냐면서, 연기를 피운 것은 쥐를 쫓으려는 게 아닌 서로 연락을 취한 거 아니냐며 빨갱이로 몰면서 다그치다가 급기야 우룡의 손가락을 자르고, 다시는 피리를 못 불게 하겠다며 피리를 뺏어간다.
그 광경을 보던 미숙은 촌장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우룡은 간첩이 확실히 맞다면서, 쥐를 쫓은 것도 우룡이 아닌 자기가 수를 써서 쫓은 거라고 말하더니 가버리고 우룡은 절망하는데, 곧 무당의 복장을 입은 채 다시 나타난 미숙의 배에는 칼이 찔려 있다...
결말.
무당의 복장을 하고 배에 칼이 찔린 미숙은 '손님이 온다'는 예언을 남긴 채 쓰러져 죽는다. (아마도 우룡에게 죄를 덮어씌운 죄책감에 자살한 듯)
* 촌장이 우룡에게 한 말은 거짓이었음.
피난을 떠났다가 돌아와보니 마을에 남아있던 문둥병 환자들과 무당이 쥐에게 다 먹혀 죽어 있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다르다.
피난을 떠날 때 함께 가려는 그들울 마을 사람들이 문둥이라는 이유로 멸시하며 같이 떠나지 못하게 막은 듯함. 피난갔다 다시 마을로 돌아왔을 때, 무당과 문둥병 환자들은 그들을 받아주려 하지 않았지만, 촌장은 그들에게 엎드려 사정하면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만 마을에 있을 수 있게 해달라며 빌었고, 문둥병 환자들은 어린 아이들이 가여워 그들을 다시 마을로 받아들인다.
아이들을 앞세워 다시 마을로 들어온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문둥병 환자들과 무당을 동굴 속에 가둬버렸고, 그들은 그 안에 갇혀 쥐떼에게 뜯어먹혀 죽게 되고 가까스로 무당만 살아남는다. (쥐들은 이 때 사람 고기를 맛본 후 고양이를 잡아먹기도 하고 점점 사나워지고 난폭해졌던 것.)
그 후, 촌장은 마을의 그 비밀을 타지의 사람들이 알게 될까 두려워 마을에 손님이 오는 것을 꺼려했고, 비밀이 새어나갈까 봐 마을 사람들 역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전쟁이 끝난 것도 비밀에 부쳤던 것.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무당이 없어져서 마을에 쥐가 나타났다고 생각했기에, 마을 사람들을 안심시키려 실제 신내림과는 거리가 먼 미숙에게 억지로 무당 행세를 하게 했던 것.
미숙의 죽음에 두려워진 촌장은 동굴에 가둬둔 무당을 꺼내는데, 무당은 '마을 사람들 모두 손님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고, 아이들도 피할 수 없다'는 예언을 한다. 촌장은 무당에게, 기회를 줬지만 너희들이 거절했다면서 몰아부치더니 무당은 역병에 걸렸다는 명분으로 무당을 동굴에 가둔 채 불을 질러 죽인다.
다음 날 촌장은 우룡에게 여비와 먹을거리를 주면서 마을을 떠나라고 하고, 마을을 나온 우룡은 숲 속에서 지쳐 잠시 잠이 드는데, 잠든 사이 영남이가 촌장에게 뺏긴 우룡의 피리를 다시 찾기 위해 마을로 몰래 가서 피리를 찾아오는데, 오는 길에 촌장이 줬던 주먹밥을 먹고 영남은 피를 토하고 죽게 된다.
잠에서 깬 우룡은 가방에 있던 주먹밥을 쥐가 먹고 죽어있는 것을 보고 촌장이 밥에 독약을 섞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죽은 영남을 발견하고는 절규하며 복수를 다짐한다.
우룡은 쥐들이 싫어하는 흰 가루약을 뒤집어 쓰고, 손에서 낸 피를 쥐들이 갇혀 있는 동굴 앞에다 뿌리자 쥐들이 동굴 밖으로 나와 피리를 불며 가는 우룡을 따라간다. 마을로 간 쥐떼에 의해 마을 사람들과 촌장은 죽임을 당한다.
다음 날 아침, 마을 아이들이 깨어보니 동네 어른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고, 어디선가 우룡의 피리소리가 들리자 아이들은 모두 우룡이 가는대로 따라가 뭐에 홀린듯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우룡은 동굴 입구를 바위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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